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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독후감, 줄거리, 느낀 점

수수한 코딩열공생 2024. 3. 27. 20:45
 
불편한 편의점(벚꽃 에디션)
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망원동 브라더스』로 데뷔한 후 일상적 현실을 위트 있게 그린 경쾌한 작품과 인간의 내밀한 욕망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스릴러 장르를 오가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쌓아올린 작가 김호연. 그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출간되었다. 『불편한 편의점』은 청파동 골목 모퉁이에 자리 잡은 작은 편의점을 무대로 힘겨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삶의 속내와 희로애락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망원동 브라더스』에서 망원동이라는 공간의 체험적 지리지를 잘 활용해 유쾌한 재미와 공감을 이끌어냈듯 이번에는 서울의 오래된 동네 청파동에 대한 공감각을 생생하게 포착해 또 하나의 흥미진진한 ‘동네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던 독고라는 남자가 어느 날 70대 여성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덩치가 곰 같은 이 사내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떠 과연 손님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게 하는데 웬걸, 의외로 그는 일을 꽤 잘해낼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묘하게 사로잡으면서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든든한 일꾼이 되어간다.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와 그들 간의 상호작용을 점입가경으로 형상화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작가의 작품답게 이 소설에서도 독특한 개성과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해 서로 티격태격하며 별난 관계를 형성해간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 정년퇴임하여 매사에 교사 본능이 발동하는 편의점 사장 염 여사를 필두로 20대 취준생 알바 시현, 50대 생계형 알바 오 여사,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세트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글을 쓰러 들어온 30대 희곡작가 인경, 호시탐탐 편의점을 팔아치울 기회를 엿보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민식의 의뢰를 받아 독고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 곽이 그들이다. 제각기 녹록지 않은 인생의 무게와 현실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독고를 관찰하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대립, 충돌과 반전, 이해와 공감은 자주 폭소를 자아내고 어느 순간 울컥 눈시울이 붉어지게 한다. 그렇게 골목길의 작은 편의점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곳이었다가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웃음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저자
김호연
출판
나무옆의자
출판일
2021.04.20

 

2편이 기대되는 「불편한 편의점」

 오랜만에 독후감을 쓰려니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든다. 독서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필요한 전공 서적 외의 독서를 하지 않았던 나에게 조금은 미안하고, 나를 위한 독서를 조금씩 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어 「불편한 편의점」을 읽게 되었다.

 「불편한 편의점」은 베스트 셀러로 미디어 이곳저곳에서 추천을 많이 하는 소설책이어서 이전부터 한번 읽어 보고 싶은 책이었다.

 이번에 시간적 여유와 기회가 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다 읽은 지금 이 책을 선택하여 읽어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부족했던 독서활동에 흥미를 돋구어 주고, 독서 세포를 다시금 키워준 흥미로운 소설책이었다. 우리 일상을 배경으로 각 인물의 관점에서 사건들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재미있게 몰입하고, 각 관점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느끼며 흥미롭게 사건 진행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줄거리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는 독고라는 인물이 편의점 주인인 퇴직한 역사 선생님 염영숙 여사를 만나 기억을 되찾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독고라는 노숙자는 알콜성 치매로 자신이 누구고, 무슨 일을 했으며, 자신에 대한 모든 기억이 없는 상태이다. 편의점 주인인 염여사의 잃어버린 파우치를 찾아주며 인연을 맺게 된다.

 그 이후, 염여사가 야간 알바를 하던 중 위험한 상황에서 독고씨가 도와주면서 염여사는 독고씨를 편의점 야간알바로 고용하게 된다.

 독고씨는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편의점에서 일을 하며 사람들이 사는 모습, 이야기, 사정들을 듣고 위로해 주면서 자신이 누구이고, 자신의 과거 및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된다.

 술을 끊고, 각자의 사정으로 편의점을 드나드는 인물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점차 기억을 찾게 된 독고씨는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바로잡고자 노력하게 된다.


느낀 점

 한 가지 사건을 여러 인물의 시각에서 서술한 「불편한 편의점」은 다양한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독고라는 주요 인물에 관한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이야기 전개가 독고라는 인물을 파헤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부분도 매력적이었다.

 일상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활용하여 친근감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편의점에서 자신의 과거와 기억을 찾아가며 손님과 주변인물들을 위로하고 공감해 주며 치유해 주는 독고씨가 사실은 본인이 과거에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을 반성하며 다른 사람들은 자신처럼 후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충고라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지 못하던 인물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며 남의 아픔과 마음을 배려하게 된 부분이 나도 좀 더 남을 배려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노숙자라는 사회적 편견이 있는 독고라는 인물의 과거가 알고 보니 우리 사회에서 누구나 선망하는 성공한 직업인 의사임이 밝혀질 때는 선입견을 가지는 사고방식을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할 수 있었고, 인물마다의 사정을 살펴보며 사정이 없는 사람이 없기에 좀 더 배려하고 남에게 친절한 삶을 살도록 해야겠다 다짐하였다.


책 속에서 감명받은 글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중 밥 딜런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다들 너무 자기 말만 하잖아. 세상이 중학교 교실도 아니고 모두 잘난 척 아는 척 떠들며 살아.
그래서 지구가 인간들 함구하게 하려고 이 역병을 뿌린 거 같아.

-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

 

 

삶이란 어떻게든 의미를 지니고 계속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겨우 살아가야겠다.

- 김호연, <불편한 편의점>